[선사시대 #2] 한반도의 첫 사람들 — 평양 검은모루 동굴, 70만 년 전 이야기

한반도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 그 답을 처음으로 알려준 곳이 바로 평양 상원군 흑우리에 위치한 검은모루 동굴(흑우리 동굴)이다. 1966년 북한 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이 동굴은 약 60~70만 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첫 인류의 흔적을 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이다. 한반도 70만 년 역사의 첫 페이지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한반도 구석기 시대 5개 주요 유적의 분포 지도
한반도 주요 구석기 유적 5곳 — 평양 검은모루에서 연천 전곡리까지

검은모루 동굴이 자리한 곳은 평양에서 동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작은 석회암 지대다. 지질학적으로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여러 차례 반복되던 중기 갱신세(中期 更新世) 시기에 해당한다. 동굴 내부에서 발견된 동물 화석은 당시의 한반도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큰쌍코뿔이(쌍코뿔소), 동굴큰곰, 검은모루원숭이, 큰원숭이, 큰망아지사슴 등 29종에 이르는 동물의 뼈가 출토됐다. 이 가운데 코뿔이와 원숭이가 한반도에 살았다는 사실은 당시 기후가 지금보다 훨씬 따뜻하고 숲이 우거진 아열대성 환경이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검은모루 동굴의 진짜 의미는 동물 화석이 아니라 함께 출토된 석기에 있다. 자갈을 깨뜨려 만든 단순한 형태의 찍개와 격지, 주먹도끼 비슷한 도구 등이 함께 발견됐다. 정교하진 않지만, 명백히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돌을 깨뜨려 도구로 만든 흔적이었다. 그 누군가는 호모 에렉투스 단계의 초기 인류로 추정된다. 약 190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동아시아까지 확산된 호모 에렉투스의 한 갈래가 한반도까지 도달한 것이다.

찍개, 주먹도끼, 격지 등 한반도 구석기 시대 주요 석기 일러스트
한반도 구석기인의 대표적 석기 — 찍개, 주먹도끼, 격지
쿠팡 추천

※ 쿠팡 파트너스 제휴광고 (수수료 제공)

재미있는 사실은 검은모루 동굴 사람들이 동굴에서 ‘살았는지’에 대해 학계 의견이 갈린다는 점이다. 일부 학자들은 동물 화석이 너무 다양하고 깨진 뼈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 이곳이 인간이 사냥한 동물을 가져와 처리하던 임시 작업장이었다고 본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화석층의 두께와 시기 분포를 근거로 장기간에 걸쳐 사람이 거주한 주거지였다고 주장한다. 분명한 것은, 이곳에서 한반도 인류는 이미 도구를 만들고 동물을 사냥하며 생존했다는 사실이다.

검은모루 동굴 이후, 한반도에서는 비슷한 시기의 다른 구석기 유적들도 잇따라 발견됐다. 충북 단양의 금굴(약 70만 년 전), 충북 청원 두루봉 동굴(약 30~40만 년 전), 경기도 연천 전곡리(약 30만 년 전, 아슐리안 주먹도끼 발견)가 대표적이다. 특히 1978년 전곡리에서 발견된 양면 주먹도끼는 그때까지 ‘아프리카·유럽에만 있고 동아시아에는 없다’고 알려졌던 정설을 뒤집었다. 한반도 구석기인의 기술 수준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한 결정적 발견이었다.

쿠팡파트너스 카테고리 배너

※ 쿠팡 파트너스 제휴광고 (수수료 제공)

당시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안타깝게도 검은모루 동굴에서는 인골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청원 두루봉 동굴에서는 5~7세 어린이의 뼈인 ‘흥수아이’가 발견됐고, 충북 단양 상시 바위그늘에서는 호모 사피엔스 단계의 인골이 출토됐다. 70만 년 전 검은모루 동굴의 사람들은 도구를 만들 줄 알고, 사냥을 하고, 무리 지어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 단계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한반도 인류사 70만년 중 단군신화 시점 비교
한반도 인류사 70만 년 타임라인 — 단군신화는 전체의 0.7%

검은모루 동굴은 단순한 고고학 유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가 흔히 ‘한국사는 단군 신화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한반도의 인간사는 그보다 70만 년 가까이 앞선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으로 변하기 훨씬 전, 이미 한반도 땅 위를 두 발로 걷고, 돌을 깨뜨려 도구를 만들고, 동물을 사냥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한국사는 5,000년이 아니라 70만 년의 역사인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검은모루 동굴은 어디에 있나요?

평양에서 동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평양 상원군 흑우리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입니다.

Q2. 얼마나 오래된 유적인가요?

약 60~70만 년 전의 유적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입니다.

Q3. 언제 발견됐나요?

1966년 북한 학자들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Q4. 어떤 유물이 출토됐나요?

큰쌍코뿔이·동굴큰곰·검은모루원숭이 등 29종의 동물 화석과, 자갈을 깨뜨려 만든 찍개·격지·주먹도끼 비슷한 도구가 함께 출토됐습니다.

Q5. 한국사가 70만 년이라는 말은 뭔가요?

단군신화(약 5천 년)는 한반도 인류사의 전체에서 0.7%에 불과합니다. 검은모루 동굴은 한반도 인류사가 70만 년임을 증명한 결정적 유적입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책

한국 선사시대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아래 추천 도서를 참고해보세요.

👉 쿠팡에서 추천 도서 보러가기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Powered by 워드프레스닷컴.

Up ↑